유럽의 연극들이 읽기 x같은 이유


유럽의 연극들이 읽기 x같은 이유

마리오 5 2366

넷플릭스와 유튜브가 보편이 된 이 시대에도 많은 공연과 연극 예술들이 아직까지 상연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 계신 분들 대다수가 중학생 때 필수 교양 도서랍시고 셰익스피어의 희곡(*연극 대본)을 한두권 읽어보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그리고 첫장부터 풍겨오는 진한 똥꾸릉내에 질겁하셨을 겁니다. 



*읽지 마세요

image.png 유럽의 연극들이 읽기 x같은 이유



(보기만 해도 아찔해지는 설명충+개씹노잼 그자체.) 



빠르고 신속하게 관객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기도 바쁜데 대본들이 났던 이유는 유럽의 군주들에게 있습니다.



당시 영국을 통일시키고 전성기를 시작했던 엘리자베스 1세.


image.png 유럽의 연극들이 읽기 x같은 이유

 

문화예술을 융성시키고자 글로브 극장을 짓습니다. 

문제는 당대 문화와 극장의 구조에서 일어납니다. 



엘리자베스 1세는 국민 대통합을 위해 극장을 귀족 중산층 서민 가릴 것 없이 모두 즐길 수 있도록 개방 구조로 만듭니다.


극장.jpg 유럽의 연극들이 읽기 x같은 이유

* 현재 글로브 극장의 공연 모습. 당대와 똑같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귀족 계급은 발코니 칸에서, 중간계급은 2층에서, 그리고 농노와 서민들은 가운데 땅바닥에서 서서 모두가 공연을 볼 수 있게 설계했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생기는데, 당대의 관극 문화는 현대와 아예 개념이 달랐습니다.



공연 시작 시간이 되면 극장문을 잠그고 불을 끄고 침묵해야 하는 현대와 달리 당대 글로브 극장은 국민 대통합이라는 이념 아래 누구나 언제나 들어와서 그냥 공연을 보면 됐었습니다.

(저녁이 되어 해가 지면 횃불을 키고 계속 공연을 이어나갔습니다.)


따라서 농민들이 그냥 지 꼴리는 때에 아무때나 들어와서 서서 공연을 보기 시작했는데

당연히 조용하지도 않았고 시끌벅적했으며 문제는 이 농민들의 "교양 수준"이 현대와는 아주 달랐던 것입니다. 



이세계 농노.jpg 유럽의 연극들이 읽기 x같은 이유

(이런 농노가 아니었음)




따라서 중간에 수시로 들어오는 농노들은 당연하게도


"이게 뭔내용이요?"

"언제 시작되었음?"

"쟤 누구임? 주인공임?"

"쟤 왜 저럼?"

"쟤 죽어 안죽어?"

"쟤 착한편임?"


같은 질문들을 무수히 던지며 연극에 몰입할 수가 없었습니다. 




당연히 이런 문제는 극단의 배우들과 작가들에게 아주 골칫덩어리였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대의 극작가들은 천재적인 아이디어를 하나 내놓게 됩니다. 



"등장인물이 극 중간중간에 지난 이야기와 배경, 인물관계를 설명하게 해주자."



이런 혁명적 아이디어 아래, 등장인물들은 현대로서는 뜬금없지만, 당대 농민들에게 속시원하게 여태까지 일어난 일, 인물 소개, 인물관계, 배경 등을 수시로 입으로 내뱉는 스피드웨건이 됩니다.



이제 다시 첫 스샷을 보면 보이실겁니다.



대본1(1).jpg 유럽의 연극들이 읽기 x같은 이유

 


문제는 이게 한두번이 아니라 뇌절을 치는 바람에 여러분들의 잼민이 시절 교양도서 독서 경험이 악몽으로 변질된 것입니다.


다행히 현대에는 저런 부분을 싹 다 쳐버리고 스토리 전개부분만 공연해서 흥미진진하고 긴박하게 진행되니 기회가 되시면 대학로에 방문하셔서 셰익스피어 연극을 한번쯤 관람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상으로 옛날 유럽의 연극들이 읽기 좆같은 이유를 알아봤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5 Comments
곰돌이푹 2023.12.03 15:02  
그전 시대상이 그대로 존속되니 할말이 없네 ㅋ
필필필 2023.05.04 23:59  
설명충 소환하는거 개열받넼ㅋㅋ
푸티인 2023.05.04 23:59  
파우스트 재밌는데 읽기 존나어려움
정겨워 2023.05.04 23:59  
조선소 일주일 풀만근이 충격이네 ㄷㄷ
파쿠오 2023.05.04 23:59  
난 이런 좃같은 부분도 고전의 한 부분이다 생각하면서 읽긴 했는데 이런 이유일줄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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