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가 지겹다면 체위를 바꿉시다
생활은 즐겁고 행복한 놀이(Play)다. 하지만 숙련공이 매뉴얼에 따라 기계를 조작하듯 한다면 그것은 따분한 일(Job)이 되고 만다. 이를테면 오늘도 변함없이 이 시간, 이 방, 이 침대에서 그리고 같은 순서, 같은 체위라면 말이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매일 그것만 먹는다면 지겨워지는 것과 같다. 하지만 조금만 변화를 주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40대 주부가 둘째를 출산한 뒤 덜 흥분되고 오르가슴도 느끼기 힘들다며 예쁜이수술을 받았다. 그런데 수술 후에도 여전하다고 다른 방법이 없겠느냐며 다시 내원했다. 그럼 체위를 한번 바꿔 보라고 했더니 시큰둥했다. 예전에 남편이 하도 졸라 해봤는데 아프기만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수술을 해서 다를 수 있으니 한번 해보라고 권했다. 그리고 얼마 후 “선생님 말씀대로 체위를 바꿨더니 오르가슴을 느꼈어요!”라며 케이크를 들고 왔다.
여성들이 남성상위가 아닌 다른 체위를 싫어하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남성들이 선호하는 후배위는 동물의 교배행위가 연상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요구를 하는 남성이 변태 같다고 하는 여성도 있다. 둘째, 익숙한 것에 적응되어 새로운 변화를 두려워하는 마음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은 배우자가 다른 체위를 요구하면 밖에서 딴짓을 했나 하고 괜한 의심을 하거나 다른 체위를 강요당한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셋째, 위 사례의 여성과 같이 통증이나 불편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질환이나 출산으로 인해 구조가 달라져서 남성상위체위가 아닌 다른 체위를 취하면 통증을 느끼는 여성도 있다. 게다가 어떤 체위는 높은 단계의 요가자세처럼 어렵기 때문에 불편할 수 있다. 그 외에도 해보고는 싶지만 실제로 응하면 남편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 망설이는 여성도 있다.
특히 결혼생활을 오래한 부부일수록 성생활에 변화를 주어 색다른 느낌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침실이나 애무순서의 변화도 좋다. 아니면 야한 속옷을 입어 보거나 섹시한 배우 흉내를 내보는 돌발적인 섹스 이벤트도 신선하다. 이것이 싫다면 단순한 체위 변화만으로도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특히 출산한 여성의 경우 질이 늘어나서 단순한 삽입 왕복으로는 자극을 못 받지만 다양한 체위로 삽입 각도가 달라지면 색다른 느낌을 가질 수 있다. 또 체위를 바꾸다 보면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배우자의 숨은 몸매에 자극을 받을 수도 있다.
다양한 체위가 성생활에 도움이 되고 부부관계에 좋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한쪽의 일방적인 요구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배우자에게 자신의 욕구를 충분히 설명하고 동의를 구해야 한다. 그리고 여러 가지 체위에 대해 함께 알아보고 공부해야 한다. 체위를 바꾸는 것이 변태적인 행위가 아니라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또 체위를 바꿨을 때 상대가 불편을 호소하면 이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체위를 바꾸지 않는다고 꼭 부부관계가 나빠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다양한 체위는 밋밋한 침실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성의 즐거움을 맛보게 할 것이다. 성생활이 단순노동이라고 생각하는 분은 꼭 한번 시도해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