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비싼 ‘대방어회’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 [주방 속 과학]
방어의 계절이 왔다. 방어는 기온이 떨어지면 산란을 위해 지방을 많이 축적한 채, 우리나라 인근 해협에 등장한다. 무게에 따라 소·중·대 방어라고 불리는데, 크고 무거울수록 맛이 일품이다. 지방이 많아 부드럽고, 향이 잘 포집돼 특유의 맛이 나기 때문이다. 크기도 크고, 가격도 비싼 '대방어'를 더 맛있게 즐기려면 '숙성'해서 먹는 게 좋다.
◇숙성하면서 핵산계 감미 성분 함량 올라가
회의 맛은 식감과 감미도로 결정된다. 맛보다 쫄깃한 식감 자체를 좋아한다면, 어느 종류의 회든 잡은 즉시 재빨리 얇게 잘라 얼음물에 넣어 식혀 먹는 게 최고다. 생선은 죽으면 바로 근육이 수축해 탄력이 생기는 사후 경직이 나타난다. 그대로 두면 점점 연화된다. 바로 먹으면 식감은 살릴 수 있지만, 맛은 숙성한 것보다 못하다.
방어는 시간이 지날수록 감칠맛이 증가한다. 체내에서 에너지를 내던 ATP라는 분자가 점점 분해돼 IMP라는 핵산계 감미 성분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죽은 지 3~4시간이 지났을 때부터 IMP 함량이 급증한다.
적당히 쫄깃하고, 감칠맛도 상승했을 때 먹고 싶다면 죽은 후 필레 형태로 냉장 숙성한 지 8~12시간쯤 됐을 때 먹는 게 가장 좋다. 서걱거리는 식감이어도 감칠맛이 크게 상승한 상태로 먹고 싶다면 48시간까지도 숙성할 수 있다. 다만, 이땐 식중독 발병 위험이 커 주의해야 한다. 붉은 살 생선인 방어에는 히스티딘이 다량 함유돼 있는데, 이 성분은 오래 숙성할수록 신선도가 떨어지면서 식중독을 유발하는 물질로 바뀐다. 히스티딘은 히스타민 생성 균이 생성하는 효소에 의해 히스타민이 되고, 히스타민을 100mg 이상 섭취하면 식중독에 걸릴 수 있다.
◇방어, 부시리와 혼동 주의해야
방어, 부시리
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방어는 여름 제철인 부시리와 생김새가 비슷해 혼동하기 쉽다. 두 생선은 머리, 꼬리, 지느러미 형태를 살피면 구분할 수 있다. 방어는 가운데가 굵고 머리와 꼬리는 가는 방추형이다. 부시리는 방어보다 납작하고 길쭉하다. 또 방어는 주상악골이라고 불리는 위턱의 끝부분과 꼬리지느러미 사이가 각졌다. 부시리는 모두 둥글다. 방어는 가슴지느러미와 배지느러미가 나란히 있지만, 부시리는 가슴지느러미보다 배지느러미가 뒤에 있다.
방어
그래픽=최우연
횟감으로 손질했을 때도 다소 차이가 있다. 방어는 살이 전체적으로 붉은색이다. 부시리는 붉은빛이 돌기는 하지만, 방어보단 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