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한 섹스 시간 이란...1
살면서 5분 이하로 섹스가 끝나길 간절히 바란 때는 허름한 술집 화장실에서의 퀵 섹스였다. 화장실 문을 걸어 잠그고 세면대를 붙잡고 거울에 비친 나와 남자친구의 얼굴을 바라보며 몸을 섞었다. 코를 찌르는 락스 냄새를 맡으며, 몸이 흔들리는 와중에도, 영화에서 화장실 섹스 신이 1분을 넘지 않는 이유가 있네, 라는 생각을 했다. 불결하고, 불편했다. 남친이 사정했을 때 ‘살았다!’고 외치고 싶을 만큼 행위를 끝낸 게 기뻤다. 더러운 화장실에서는 페팅도 하지 않으리라 맘속으로 결심, 또 결심했지.
화장실 퀵 섹스 경험이 결코 유쾌하지는 않았지만 거기까지 가는 과정은 확실히 내 몸을 달아오르게 했다. 술자리에 함께 있던 친구들의 눈을 피해 나와 남자친구는 끊임없이 서로의 허벅지와 엉덩이 바로 위를 손가락으로 지분거렸다. 어깨를 비비고, 발가락으로 남친의 종아리를 아래에서 위로 긁어 올렸다. 성적인 암시를 가득 담아서. 급기야 남친이 중지로 나의 청바지 지퍼 부분을 톡톡 두드렸다. 그리고는 시선은 앞을 향한 채 중지로 다시 자신의 중심부를 가리켰다. 육안으로 봐도 살짝 부풀어 오른 게 보였다. 불편한 화장실에서의 5분이 채 안 되는 삽입에 비하면 거의 몇 십 분에 이르는 동안 서로를 유혹했다. 일종의 전희인 셈.
리서치에 따르면 여성이 흥분에서 오르가슴에 이르기까지 평균 20분 정도 걸린다고 한다. 내가 남자의 페니스가 일어나는 타이밍에 맞춰 늘 함께 흥분하지는 않았던 것을 미루어 보아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연구결과다. 그런가 하면 여성이 남성보다 오르가슴에 도달하는 데 훨씬 오랜 자극이 필요하다는, 통념을 깨는 연구결과도 있다. 캐나다 맥길 대학에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에로틱한 영화와 그림을 본 뒤 성적으로 최고조의 흥분에 오르는 데 남녀 모두 10분 정도의 시간이 필요했다고. 북미의 섹스 테라피스트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는, 삽입 시간이 1~2분은 너무 짧고, 3~7분은 오케이, 30분 이상은 너무 길다는 결과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