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한 섹스 시간 이란...2
여하튼 10분과 20분 사이는 어디까지나 표본이 되는 섹스 타임이지 절대 진리는 아니다. 전희나 피스톤 운동에 필요한 시간은 개인에 따라 다르고, 잠자리 환경에 맞추어 체감시간차도 크다. 나는 부모님이 집에 계실 때 내 방에서 남자친구와 섹스를 한 적도 있다. 시작은 키스였다. 그 아이의 손이 가슴으로 오고, 내 손이 그의 성기에 닿고 그렇게 오럴섹스로 이어졌다. 내 방 창문은 베란다와 연결되어 있었다. 혹시라도 부모님이 베란다로 나오시면 곤란하니 창문의 커튼을 다 내리고 책상의 스탠드 불만 켜놓고 이불을 뒤집어 쓴 채 두더지처럼 있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우리는 하의를 벗고 있었다. 뒷일은 생각하지 않고 급하게 섹스를 했다. 마치 1시간은 넘게 걸린 듯 인터코스가 엄청 길게 느껴졌지만 나중에 시계를 확인해 보니 3분을 채 넘기지 않았다. 긴장감이 넘치는 상황에서 엄청나게 몰입하면 3분도 1시간처럼 느껴진다. 나중에 방안에 가득 한 정액 냄새를 빼느라 방향제를 비처럼 뿌려대며 법석을 떨었지만 그 시절의 ‘3분’이 피 끓는 젊음의 추억 한 자락으로 남아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부모님께 현장을 걸렸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 지, 아…, 나의 상상력의 한계다.
시간적, 공간적 여유가 있고, 참을성이 있는 파트너를 뒀다면 전희에 공을 들이자. 전희에 투자할수록, 여자는 흠뻑 젖는다. “제발 좀 넣어 줘”를 외칠 때까지 해보자. 옷은 너무 빨리 벗지 않는다. 옷을 다 벗은 상태에서는 아무래도 이제 곧 인터코스, 라고 재촉하는 분위기를 누르기가 힘들다. 누드인 상태에서 10분 더 참아보라고 상대에게 말했다간 잔인한 사람이라는 누명을 뒤집어 쓸 수도 있다. 섹스는 결국 허무한 짓일 뿐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이유 중 하나는, 잠자리에 도달하기까지 걸린 시간에 비해 섹스 하는 시간이 터무니없이 짧기 때문이 아닐까. 마음에 드는 상대방을 잠자리로 유혹하는 데 몇 년, 며칠이 걸려도 섹스는 몇 십 분을 넘기기가 힘드니까. 그리고 개인적으로 내가 섹스를 생각하는 시간보다 더 긴 피스톤 운동 시간은 애초에 불가능하다. 평생 vs 1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