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대 피한 마약'‥세관 직원이 조력자?
말레이시아에서 만든 필로폰을 대량으로 들여와 유통하려던 3개국 연합 마약 조직 검거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그런데 범행에 인천공항 세관 직원들까지 연루됐을 가능성을 경찰이 포착했습니다.
유서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국제 화물로 들어온 나무 도마를 톱으로 자르자, 가운데 부분에 파인 홈에서 비닐에 싸인 흰색 가루 뭉치가 나옵니다.
말레이시아 마약조직이 필로폰 밀수를 위해 특수 제작한 도마입니다.
지난 1월 27일 오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출발해 인천으로 도착한 대한항공 KE672편.
승객들 가운데 6명은 말레이시아 측 마약 조직원이었습니다.
이들은 대범하게도 몸과 옷 속에 필로폰을 4kg씩이나 숨긴 채 비행기에서 내렸습니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단 한 명도 보안 검색에 발각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당시 인천공항세관 직원들이 정식 보안 검색 게이트가 아닌 별도의 통로를 안내한 걸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붙잡힌 말레이시아 조직원들의 진술에서 이같은 정황을 포착한 경찰은, 인천공항 현장 검증과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근무 기록 등으로 혐의를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말레이 조직원들이 지목한 세관 직원 최소 4명의 통화와 메시지 수·발신 내역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이들 직원 중에는 보안 검색 실무를 현장에서 지휘하는 과장급 간부도 포함된 걸로 알려졌습니다.
인천공항세관 측은 직원들의 혐의가 확정되기 전까지 별도 인사 조치는 없을 예정이라며, 경찰이 요구한 자료를 모두 제출했고, 수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3년 동안 관세청이 적발한 마약 밀수의 95%는 인천공항에서 덜미가 잡혔습니다.
경찰은 조만간 해당 직원들을 불러 추가 공범 여부와 마약 조직에게서 대가를 받았는지 추궁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