칫솔로 닦아도 지워지 않는 하얀 얼룩, 정체는?
간혹 치아 표면에 흰색 반점이 보이는 경우가 있다. 이를 아무리 열심히 닦아도 없어지지 않는다. 치아 표면의 하얀 반정의 정체는 무엇일까?
치아 표면에 나타난 흰색 반점은 치아우식증의 초기증상일 수 있다. 치아우식증은 산에 의해 치아 가장 바깥 부분인 법랑질(에나멜)이 손상되고, 그 아래 상아질이 썩어 충치가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희게 변한 부분은 구강 내 세균이나 산 성분에 의해 법랑질의 구성성분인 무기질이 소실된 곳이다. 치아머리 부분 표면을 덮는 법랑질은 현무암처럼 구멍이 뚫린 다공성 구조인데, 무기질이 소실된 부분의 경우 구멍이 더 많아져 정상 법랑질 조직과 빛의 굴절륙이 달라진다. 이런 이유로 무기질이 소실된 부분만 유독 희고 불투명하게 보이는 것이다.
단 음식, 산성 식품, 교정 장치 등이 원인
우식증 초기의 경우 흰 반점은 보통 잇몸선 근처에서 관찰된다. 본격적으로 이가 썩어들어 가는 단계는 아니다. 구강 청결에 신경 쓴다면 충치로 이어지는 것은 막을 수 있다. 비슷한 이유로 단 음식이나 레몬 오렌지같이 산성인 식품을 과다 섭취해 치아 겉의 법랑질이 손상됐을 때도 흰 반점이 생길 수 있다. 치아 교정장치를 오래 낀 환자들은 장치 틈새로 세균이 번식하기 쉬워 치아우식증으로 인한 흰색 반점이 잘 생기는 편이다.
우식증이 아니더라도 나타날 수 있어
우식이 진행되지 않은 치아에서도 불투명하고 하얀 반점이 관찰될 수 있다. 이때는 반점이 크게 눈에 거슬리지 않는 상태라면 치료하지 않아도 치아 기능에 큰 문제는 없다. 치아 법랑질이 제대로 성숙하지 못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영구치가 형성되던 시기에 칼슘, 마그네슘, 인, 비타민 D 등의 영양소가 부족하면 치아 법랑질이 제대로 성숙하지 못해 흰 반점이 생길 수 있다. 불소가 많이 든 음료를 마시거나, 불소치약을 지나치게 많이 썼을 때 역시 생길 수 있다. 불소에 과다 노출돼 불소가 법랑질 아래 상아질로 침투하면 법랑질이 원활하게 형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불소치약은 완두콩 한 알 크기만큼 짜서, 하루 두 번 이하로 사용하는 게 좋다.
흰색 부분의 면적이 넓지 않으면 치아 재광화를 통해 색을 되돌려볼 수 있다. 재광화는 법랑질에서 무기질이 손실된 부분에 칼슘과 인 같은 무기질을 다시 채워 넣는 치료다. 하지만 반점의 범위가 넓으면 재광화만으로는 원상복구가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