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성에대한 인지개발
얼마 전 딸아이와 휴대전화 구입 문제로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딸아이는 지금 사용하는 휴대전화가 구형이라서 자기가 필요로 하는 기능들이 없으니 최신모델로 바꾸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나는 ‘휴대전화가 통화만 잘되면 되지, 다른 기능이 뭐가 중요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이와 마찬가지로 성생활에서 느끼는 만족에 대해서도 생각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불감증 치료를 위해 이쁜이수술(질성형수술)을 받으러 온 여성이 있었다. 그는 이제껏 자신은 성생활이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남편은 성생활에 대한 불만이 없을 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잠자리를 할 때마다 남편은 매번 사정을 했고 또 그때마다 상당히 희열에 찬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그만의 착각이었다. 남편이 외도를 한 것이다.
“당신하고는 재미가 없어.” “당신은 사정하면서 느낄 것 다 느껴놓고 지금 와서 무슨 소리야?” “사정만 한다고 다 좋은가? 뭔가 필(feel)이 있어야지! 필이! 사랑을 해 주면 뭔가 반응이 있어야 할 게 아니야! 꾸어다 놓은 보릿자루마냥 가만히 있기만 하니….”
남자는 사정만 하면 만족할 거라 생각했던 그는 자신의 무반응 때문에 외도했다는 남편의 말에 자존심이 상해 수술을 결심하게 됐다고 한다.
이렇듯 ‘남자는 사정만 하면 만족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여성들이 많다. 이것은 사정쾌감과 성적만족감을 동일시하기 때문인데 사정쾌감을 얻었다고 해서 성적만족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쾌감과 성적만족은 다르다. 성적매력이 풍부한 윤락여성과 섹스를 나누는 남자는 여성의 외모를 통해 성적자극을 받고 흥분을 한다. 그리고 성기의 자극을 통해 사정과 오르가슴을 거쳐 육체적 쾌감을 느끼지만 깊은 만족감을 얻는 것은 아니다. 서로 마음을 나누는 일체감이 없기 때문이다.
또 남자들이 술자리에서 부인과의 잠자리를 어떻게 묘사하는지만 봐도 쾌감과 성적만족감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 아내에게 이렇게 해 주었더니 어떻게 반응하고 흥분하더라. 또 체위는 어떻게 하니 오르가슴을 느끼더라” 하면서 부인의 성적반응에 열을 올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어떤 남자도 “어제 섹스에서 사정 느낌이 좋았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스스로의 쾌감보다는 자신의 행위에 대한 아내의 반응에 만족해하는 것이다. 이것은 성적만족이 쾌감 이상의 뭔가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말한다. 그것은 바로 배우자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마음이다. 남자는 섹스에서도 인정을 받을 때 더 깊은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정서적, 육체적으로 일체감을 가지는 부부일수록 성생활의 만족도가 높다. 또 자신이 느끼는 만족도보다는 상대방을 통해 느끼는 만족도가 더 크다. 그래서 성적반응이나 절정감을 잘 느끼는 아내의 남편은 성적만족도가 높다.
이런 남성은 자신의 성적 능력에 대해 큰 자신감을 갖게 되고 더불어 아내를 더욱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 그러니 여성들도 이제부터는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 남편이 사정만 하면 만족할 거란 단순한 생각에서 벗어나 여성 스스로가 성에 대해 인지하고 개발해 자신과 남편 모두를 만족시키는 방법을 고민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