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특정 세포 활성화하니 ‘무한정 각성’…수면 부족 피로감도 없어
공부나 일, 심지어 놀 때도 수면 시간을 아까워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졸음은 어김없이 찾아온다. 졸음을 참더라도 버틴 만큼 ‘수면 빚’이 쌓여 잠을 자야 피곤이 풀린다. 만약 수면 시간을 인간 마음대로 선택해 결정할 수 있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미 연구팀이 수면과 연관된 뇌의 특정 세포를 활성화하면 졸음이 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뇌 기능을 활성화해 수면 빚 없이도 무한정 깨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 워싱턴주립대 연구팀이 뇌와 신체의 다양한 기능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진 신경교세포 중 하나인 성상교세포(astrocyte)가 수면과 각성 상태를 조절한다고 밝혔다. 성상교세포는 뇌에서 신경세포에 영양분 등을 운반하는 별 모양의 비신경세포다.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수면과 기상, 체온 조절을 지원하는 전뇌 부위의 성상교세포를 활성화하면 쥐가 졸지도 않고 무한정 깨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 저널 ‘뉴로사이언스’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지난 2009년 신경교세포가 수면에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를 찾아냈다. 졸음 상태를 거쳐 수면에 들어가는 ‘슬립 다이브’에 비신경세포가 관여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슬립 다이브 과정에 대해 아무도 정확히 알지는 못한다. 이 때문에 연구팀은 수면과 각성 상태에 신경교세포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연구해왔다.
연구팀은 화학 유전자 기술을 활용해 쥐들의 전뇌에 있는 성상교세포를 선택적으로 활성화시켰다. 이를 평상시 뇌 활동과 비교해가며 쥐가 깨어있는 상태인지, 아니면 가수면 상태인지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성상교세포가 활성화된 쥐들은 졸지 않고도 몇 시간 동안 계속 깨어 있었다. 무엇보다 각성된 시간만큼 ‘수면 빚’이 쌓이지도 않았다. 비신경세포가 수면 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수면과 각성을 조절할 수 있다면 교대 근무자들이 졸지 않고도 장시간동안 일을 할 수 있으며 조종사나 군인, 응급구조사 등도 수면을 조절할 수 있는 약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성상교세포를 통한 각성 과정과 방식, 일반적인 비수면 상태와의 차이 등을 연구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