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난 집에 부채질하나"‥야유받은 교육 장관
전국의 초등학교 교장들이 이주호 교육부장관을 앞에두고 "물러가라"고 외쳤습니다.
교권확립 대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이장관이 오히려학교에 부담을 더 키우는 발언을 하면서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겁니다.
이지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전국 초등학교 교장 4천5백여 명이 한데 모였습니다.
한없이 추락한 선생님들의 위상을 어떻게 다시 세울지 논의하는 자리였습니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연단에 섰습니다.
그런데 잠시 뒤 한 참석자가 이 장관을 향해 물러가라고 소리칩니다.
"이주호는 물러가라! 이주호는 물러가라!"
청중들도 장관의 말을 끊고 함께 구호를 외칩니다.
피켓도 들었습니다.
청중석을 채운 4,500명은 교권 회복을 논의하러 온 전국의 초등 교장들.
숨진 교사들을 추모하는 마음으로 검은 옷까지 맞춰 입었고 실제 교권 침해를 당한 선생님의 얘기도 들었습니다.
[윤수연/광주 양지초등학교 교사]
"저만 살아남았다는 죄책감과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는 무력감, 슬픔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자리에 강연자로 나선 이 장관이 오히려 교사 부담을 가중할 수 있는 돌봄 확대 필요성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주호/교육부 장관]
"돌봄을 가장 믿을 수 있는 학교에서 해 주기를 원하거든요. 또 선생님들이 해주시기를 원합니다."
참석한 교장 선생님들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초등학교 교장]
"엄중함을 느낀다면 그런 내용으로 우리를 지금 현혹시키고 그런 발언을 할 자리가 아니지 않습니까?"
외침에 동참한 학교장들은 "대안을 찾을 거라고 기대한 자리에서 너무 실망스러웠다"며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교장 선생님들의 돌발 행동 이후에도 10분가량 더 강연한 뒤 연단에서 내려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