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 사고 ‘볼리프트’ 안전센서 없었다
최근 SPC 샤니 제빵공장 직원 고모(55)씨의 사망사고 배경에는 허술한 안전수칙과 설비 미비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SPC의 ‘안전작업 표준서’에는 사고 발생 상황을 사전에 방지할 실질적인 방안이 포함돼 있지 않았다. 표준서에는 ‘안전센서’가 세 차례 언급되지만 해당 설비 중 사고를 일으킨 볼리프트(bowl lift)에는 안전센서가 없었다.
15일 국민일보가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SPC 샤니공장 안전사고 발생 경과보고서’를 보면 안전한 작업을 위한 매뉴얼은 구비돼 있었다. 매뉴얼을 보면 ‘가동 중인 설비 안전센서 확인’이 ‘작업안전수칙’ 항목에 첫 번째로 등장한다. 하지만 사고가 난 설비 중 리프트에는 안전센서가 없었다. 이에 대해 SPC 관계자는 “리프트는 안전센서 설치 의무 대상이 아니다. 해당 설비의 분할기에는 안전센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고씨는 안전센서 등 작업자의 끼임을 차단할 장치가 전혀 없는 리프트와 볼 사이에 끼면서 숨졌다. 산업안전보건법은 필요할 경우 산업재해를 예방할 방호장비를 설비에 구비하도록 한다.
SPC 안전수칙에는 ‘안전센서가 없는 경우 위험 대처법’이 빠져 있었다. SPC그룹은 지난해 10월 SPL 공장에서 20대 근로자 사망사고 이후 허영인 회장이 직접 사과하며 3년간 안전관리에 1000억원을 투입하는 등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하지만 10개월 만에 또다시 근로자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은 실질적인 안전대책이 여전히 부족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사고는 지난 8일 낮 12시33분쯤 경기 성남시 샤니 제빵공장의 치즈케이크 생산라인에서 발생했다. 2인1조로 작업하던 동료 이모(55)씨가 기계 작동 버튼을 누르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파악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16일 해당 사업장을 방문한다. SPC는 이 자리에서 사고 경위와 재발방지책 등을 설명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