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 누그러뜨리는 ‘우황청심원’, 매일 먹으면 안 되는 이유


긴장 누그러뜨리는 ‘우황청심원’, 매일 먹으면 안 되는 이유

난효자손 0 12

수능이 끝났다. 수능 날 긴장하지 않고 제 실력을 발휘해야 하므로, 해마다 수험생을 둔 부모들은 한의원을 찾아와 총명탕이나 총명공진단, 우황청심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요즈음에는 TV광고의 영향인지 천왕보심단을 문의하는 경우도 많다.


수험생 대표 한약인 우황청심원은 청심(淸心)이라는 말에서 원래의 효과를 짐작할 수 있다. 예로부터 한의학에서는 심(心)을 심장과 뇌의 기능을 모두 주관하는 의미로 쓰여왔다. 즉 청심(淸心)은 심열(心熱), 뇌의 열을 꺼트린다는 의미로서 과거에 우황청심원은 뇌졸중 급성기의 반신불수, 정신혼미와 같은 상황에서 구급약으로 사용해 왔다. 그래서 원방 우황청심원의 처방 구성을 보면 우황뿐 아니라 사향, 서각, 석웅황, 경면주사(법제를 통해 수은 성분을 날린)등 희귀하면서도 강력한 약리효과를 내는 한약재가 다수 포함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처방 이름에 들어갈 정도인 우황은 소의 담석을 의미하는데, 소에 담석이 생기면 소가 난폭해지고, 이 담석을 토해내면 언제 그랬냐는 듯 제정신으로 돌아오는 것에 착안하여 우황을 신경안정 작용에 쓰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실제로 우황은 신경계에 작용하여 진정, 항-대뇌허혈효과와 기억력 개선에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심근 혈관형성을 촉진하고 항-고혈압 작용도 하는 것이 밝혀져 이름 그대로 청심(淸心)에 뛰어난 효과를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우황청심원은 중요한 순간을 앞둔 긴장된 상태에서 복용해도 되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현재 한의원에서 처방되거나 약국에서 판매하는 우황청심원은 긴장된 상태의 신경안정을 위해 복용해도 된다.


원방과 비교하여 서각이나 주사와 같은 강력한 약리효과를 내는 한약재를 넣지 않고, 우황과 사향의 경우에도 너무 비싸 함량이 원방보다 적은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현재 실제로 처방되는 우황청심원은 원래의 우황청심원보다 훨씬 순한 효과를 가지게 되었고 점점 신경 불안 증상에 사용할 수 있는 약으로 변해왔다.


다만 그렇다고 하여 신경불안증상이 있는 환자가 우황청심원을 다른 한약처럼 매일 복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우황청심원은 어쨌든 허한 사람보다는 심열(心熱) 증상이 갑자기 확연하게 생겼을 경우에 복용하는 약이기 때문에 평소 심약하다는 사람은 맞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만약 한 번도 우황청심원을 복용해 본 적이 없는 상태에서 중요한 일을 앞두고 당일에 갑자기 복용하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 신경안정 효과가 너무 강한 나머지 졸음이나 두통, 어지러움 등의 부작용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날 전에 최소한 2-3회 정도는 미리 복용해보는 것이 좋다.


평소 심약하다는 말을 잘 듣거나 만성적인 신경불안, 불면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우황청심원보다 천왕보심단을 꾸준히 복용하거나 중요한 날을 앞두고 미리 복용하는 것이 맞다.


천왕보심단은 보심(補心)이라는 말에서 우황청심원과 차이가 있다. 말 그대로 심(心-심장 뿐 아니라 뇌의 정신활동을 포함)을 보하는 처방이기 때문에 소위 허한 사람이나 만성 신경불안 환자에게 더 잘 맞는 신경안정제라고 할 수 있으며 한의사의 정확한 진단 하에 우황청심원과 달리 꾸준히 복용해도 좋다. 그렇기에 우황청심원과 마찬가지로 중요한 날을 앞둔 경우에는 최소한 일주일에서 열흘 전부터 복용하는 것이 중요한 날을 망치지 않는 안전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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