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반증·루푸스 동시 투병 중이지만”… 이집트 미인대회 우승 34세..
이집트 30대 여성이 희귀 피부질환이 있음에도 미인 대회에서 우승한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6일(현지시각) 뉴욕 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로지나 살라(34)는 백반증과 루푸스를 앓고 있지만 미스 이집트 미인 대회에서 우승했다. 살라는 이집트 대표로서 지난 16일 멕시코에서 열린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 참가해 최종 11위를 기록했다. 살라는 자신의 SNS를 통해 “정말 뜻깊은 경험이었고, 응원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며 “혐오와 차별이 없는 세상이 될 수 있게 앞으로도 노력하자”라는 글을 올렸다. 살라는 자신의 피부질환을 가리기 위해 화장을 배워 전문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됐다. 그런데,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숨기는 것에 피곤함을 느껴 질환을 공개했다. 그는 자신의 질환을 SNS에서 공유해 많은 응원과 공감을 받아 현재 팔로워 수가 180만 명이다. 살라는 “내가 겪고 있는 병은 미인 대회를 참가하는 데 큰 장애물이 아니었다”며 “그저 우승 왕관을 쓰고 ‘이런 나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팬들은 그에게 “진정한 포용성의 상징” “진정한 용기와 아름다움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백반증
로지나 살라가 겪고 있는 백반증은 색소를 만드는 멜라닌 세포가 파괴돼 나타나는 탈색소 질환이다.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백색 반점과 백모증(모발 탈색)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백색 반점은 대부분 경계가 명확하며 신체 부위 어디에든 생길 수 있다. 또, 국소적으로 한 부위에만 나타날 수 있지만 보통 피부 곳곳에 대칭적으로 발생한다. 손, 발, 무릎, 팔꿈치 등 뼈 돌출 부위나 입·코·눈 주위, 입술, 성기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흔하다.
백반증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유전적 원인이나 자가면역질환 등이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백반증은 후천적으로 나타나며, 전체 인구의 0.5~1%에서 발생한다. 전 연령대에서 생길 수 있지만, 10~30대에서 가장 흔하고 환자의 절반은 20세 이전에 증상이 처음 나타난다. 백반증은 완치법이 없으며, 환자들은 연고제나 자외선 치료, 피부 이식술 등을 통해 증상의 정도를 조절하는 편이다. 백반증 환자들은 일상생활에서 피부 자극을 받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자외선을 피해야 한다. 백색 반점이 나타난 부위에는 멜라닌 색소가 없어 쉽게 일광 화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백반증은 故 미국 가수 마이클 잭슨이 앓으면서 널리 알려진 질환이다. 마이클 잭슨은 1993년 오프라 윈프리 쇼에 출연해 백반증에 걸렸다는 사실을 공개했으며, 사망 후 부검 결과 백반증을 앓았음이 공식화됐다. 생전 그는 백반증 때문에 백인이 되고 싶다는 루머에 시달리기도 했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유명인 중 백반증을 앓고 있는 사람은 캐나다 모델 위니 할로우(30)가 있다. 할로우는 네 살 때부터 백반증을 앓았으며, 어릴 적 젖소라고 놀림받고 여러 번 학교를 옮겼다고 한다. 하지만 이후 그는 이를 개성으로 받아들여 현재 톱모델로 활약 중이다.
◇루푸스
로지나 살라가 앓고 있는 또 다른 병인 루푸스는 주로 가임기 여성을 비롯한 젊은 나이에 발병하는 만성 자가면역질환이다. 평소 우리 몸의 면역체계는 외부의 세균과 바이러스를 막아준다. 그러나 루푸스에 걸리면 면역체계가 이상을 일으켜 신체에 있는 세포나 조직, 장기를 이물질로 인식해 오히려 자기 인체를 공격한다. 대부분 피부에서 발진이 나타나는 식으로 시작하다가 이후 전신에서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심하면 내부 장기까지 침범해 흉막염, 심낭염, 뇌경색을 유발하기도 한다.
루푸스의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유전자, 호르몬,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고 추정되는데, 특히 여성 호르몬과 상관관계가 큰 것으로 보인다. 주로 가임기 여성에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자외선 노출, 흡연, 약물 등이 루푸스 발병 위험도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루푸스는 아직 완치가 불가능하다. 다만, 병의 증상을 완화해 좋은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 피부 발진이나 관절염은 약물 치료로 증상을 조절한다. 자외선 노출을 최대한 줄이고, 규칙적인 운동과 수면을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다.
국내에는 故 배우 최진실의 딸 최준희(21)가 루푸스를 앓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준희는 2019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루푸스를 투병 중이라고 공개했다. 미국 가수 셀레나 고메즈(32)도 2012년 루푸스를 진단받았다. 고메즈는 2017년 신장 상태가 악화해 친구에게 신장 이식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