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 테라피
향기는 뇌·폐로 전달, 약용 성분은 피부로 흡수
‘향기는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한다’.
이러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 ‘아로마테라피(Aromatherapy)’다. ,
향기를 약으로 사용하는 대표적인 예인 아로마테라피는 허브(약용식물)의 꽃·잎·뿌리·열매 등에서 추출한 100% 순수한 정유(精油, 에센셜 오일·아로마 오일)를 호흡기 또는 피부를 통해 체내에 흡수시켜 몸을 건강하게 만드는 대체의학 요법이다.향기는 어떻게 몸을 건강하게 하는 걸까? 차움 통합의학대학원 최희정 교수는 “약용식물의 오일을 이용해 향기가 몸을 건강하게 하는 것을 아로마테라피라고 한다”며 “코로 흡입하면 후각 신경을 통해 뇌로 전달되면서 심신안정 등의 작용을, 피부에 접촉하면 아로마 오일이 피부에 침투·흡수돼 혈액에 들어가 약용작용을 한다”고 말했다. 국제 아로마테라피스트 자격을 취득한 아하로마 이비인후과 유강목 원장 역시, 저서 《아로마테라피 텍스트북》에서 “후각을 통해 몸에 전달된 아로마 향은 뇌를 자극하고 폐에까지 전달돼 신진대사나 혈액순환, 소화기능 등 인체의 여러 부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피부로 흡수된 오일은 혈류를 통해 염증치료 등 고유의 약용 작용을 한다”고 했다.정신과질환에서도 아로마테라피가 사용된다. 특정 아로마가 마음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어서다. 또한 아로마테라피는 외과적 수술이나 약물요법에 따르는 부작용이 없고, 치료에 대한 스트레스·번거로움·고통을 줄여준다는 장점이 있다.
아로마 오일의 흡수 및 작용
1. 호흡기를 통해아로마 오일 흡입->코->기관지·폐로 일부 흡수->혈관->온몸에 효과
2. 피부를 통해아로마 오일 피부도포->피부세포 사이로 침투->진피층 도달->혈관-> 온몸에 효과
3. 중추신경계를 통해아로마 오일 흡입->코->후각신경으로 일부 전달->후각 신경세포 수용체가 아로마 오일 입자와 접촉->두뇌에 직접 전달
TIP. 아로마테라피는 언제부터 과학적으로 연구되었나?
고대부터 약용식물은 다양하게 이용됐지만, 아로마테라피가 과학적으로 연구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다. ‘현대 아로마의 아버지’로 불리는 프랑스의 화학자 르네 모리스 가트포세는 실험 중 손에 화상을 입은 후, 우연히 상처 부위에 라벤더 오일을 발랐는데, 상처가 더 잘 회복되는 것을 보고 아로마 오일의 치유력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그는 1962년 출간된 한 과학지를 통해 ‘아로마테라피’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했다.
아로마테라피에 효과 있는 질환
아로마테라피를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질환은 고혈압, 중이염·축농증·알레르기성 비염 등 이비인후과질환, 우울증·불면증이 대표적이다.
고혈압
가톨릭대 간호대 차정희 교수팀은 고혈압으로 약물치료를 받는 환자 42명을 대상으로 아로마테라피의 효과를 연구한 바 있다. 한 그룹은 3주일간 하루 두 번씩 레몬·라벤더·일랑일랑 오일을 섞어 만든 아로마 오일의 향을 맡게 했다. 오일의 비율은 각각 2:2:1이었다. 그 결과, 아로마 오일을 흡입한 그룹은 수축기 혈압이 6.7mmHg 감소했다. 인공적으로 비슷한 향을 맡은 그룹은 수축기 혈압이 0.6mmHg 늘었다. 특정 아로마 오일의 향은 뇌의 시상하부에 작용해 교감신경의 활성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교감신경이 덜 활발해지면 혈관이 이완되고 혈압이 내려간다.
우울증·불면증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선미 교수는 “아로마테라피는 스스로 우울증을 컨트롤하게 돕는 방법 중 하나다. 불안·초조 증세가 있는 사람에게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며 “아로마 향을 맡으면 호흡이 차분해지고, 집중력이 향상되며, 긍정적인 기억이나 감성을 유도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대체의학에서는 불면증에 라벤더 오일이나 라벤더 차를 이용한다. 한 실험에 따르면, 라벤더 오일 냄새를 맡은 사람에게 뇌전도(腦電圖) 검사를 해보면 긍정적인 기분일 때의 패턴이 나타난다고 한다. 독일에서는 수면장애에 레몬향이 나는 허브인 레몬밤을 사용하기도 한다.
중이염·축농증·알레르기성 비염
유칼립투스·캐모마일 등 몇몇 아로마 오일에는 항바이러스·항진균 기능이 있다. 이러한 특징을 이용해 대체의학에서는 감염성 이비인후과 질환에 쓰기도 한다. 공기를 분무하는 기구처럼 생긴 네불라이저(Nebulizer)에 아로마 오일을 저농도로 넣거나, 코세척 시 사용하는 생리식염수에 희석한 아로마 오일을 넣는 식이다. 유강목 원장은 비강 내 염증 상태가 심하지 않고, 해부학적인 구조상 점막으로 아로마 오일이 도달할 수 있는 상태라면 감염성 이비인후과 질환 치료의 보조요법으로 아로마테라피를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아로마테라피에 사용하는 대표적인 오일
아로마테라피에는 어떤 오일이 사용될까? 몇 가지 대표적인 아로마 오일을 소개한다.
유칼립투스(Eucalyptus)
유칼립투스 오일은 유칼립투스 허브의 잎을 추출해 만든다. 시원하고 상큼한 향이 난다. 항박테리아·항진균 기능이 뛰어나 각종 염증에 도움이 된다. 감기·독감을 예방하기 위해서 쓰기도 한다.
주의점 혈관을 확장시킬 수 있어 고혈압·간질 환자는 피하는 게 좋다. 먹는 것도 금한다.
라벤더(Lavender)
라벤더 오일은 라벤더의 꽃과 잎을 추출해 만든다. 신선한 풀 향기가 난다. 화상 등 다양한 피부 상처 치유를 돕고, 교감신경을 이완시킨다.
주의점 졸음유발·혈압강하 작용을 해 저혈압 환자는 피한다. 진경(鎭痙, 경련을 가라앉힘)작용을 하므로 임신 초기(3개월)까지는 피하는 게 좋다.
레몬그라스(Lemongrass)레몬그라스 오일은 레몬그라스의 잎과 줄기를 추출해 만든다. 레몬 향이 난다. 냄새가 좋아 비누나 샴푸에 많이 이용되는 오일이다. 항염증·항균 효과가 있다. 살균작용이 있어 벌레 퇴치에도 쓰인다.
주의점 자극이 될 수 있어, 민감한 피부는 피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