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위 젖은 장작...1
상황성 발기부전 겪는 남성들
야동 볼 땐 팔팔, 본게임선 비실
배우자에게 성형 등 무리한 요구
더 강한 자극에 매달리면 더 악화
성기능 불안 원인 찾아 치료해야
“주변에서는요. 제가 성형수술에 환장한 것처럼 오해해요. 하지만 사실은 저희 남편이 성형중독입니다.”
그 말을 하면서 깊은 한숨을 내쉬는 S씨. 그는 왜 성형수술 문제를 성기능장애를 주로 보는 필자에게 얘기하는 걸까.
게다가 본인이 성형수술을 해놓고 남편이 성형중독이라니….
“저, 원래도 그리 외모가 빠지는 사람 아니었어요.”
S씨는 성형 전 자신의 사진을 필자에게 꺼내보였다. 아니나 다를까, 원래도 상당한 자연미인이었던 S씨. 성형 전엔 아주
세련되고 고상함이 묻어났는데, 성형 후엔 무척 야한 이미지로 바뀌어 있었다. 필자의 시각엔 차라리 성형 전이 훨씬
매력적이었고 지금은 흔히 보는 야한 얼굴일 뿐이다.
안타깝게도 S씨의 반복된 성형에는 실제로 남편이 깊이 개입되어 있었다. 아내가 성형욕구가 강했던 게 아니라 아내를
집요하게 설득해서 성형수술대에 계속 올린 것은 남편.
“제가 좀 눈이 높아서 말이죠. 아내는 좋은 사람인데, 저와는 안 맞으니 제가 흥분이 안돼서…. 제가 번 돈으로 성형해서
점점 예뻐지니 아내도 뭐, 나쁠 게 없잖습니까? 허허.”
자초지종인즉, 아내에게 성적으로 흥분이 잘 안된다며 남편은 이런저런 사진을 꺼내놓고, 코는 연예인 누구처럼 고쳐라,
눈매는 누가 매력적이라며 성형수술을 집요하게 요구했던 것이다.
“얼굴만이 아니에요. 얼굴 성형 하고 나니, 가슴을 키우랍니다. 제가 C컵이었는데, 외국 여성처럼 D컵 이상이 되어야
흥분될 것 같다며 말이에요. 가슴 성형이 끝인 줄 알았는데 그 다음엔 종아리가 굵어서 흥분이 안된다며 또.”
“내가 당신을 사랑하지만 늘 똑같은 아내와 흥분이 안되는데 어쩌겠어. 그래도 딴 데 눈 돌리고 바람 피우는 사람보다는 백 번 낫잖아?”
신체·심리적 긴장 탓에 성반응 무더져
사실 남편은 발기부전을 겪고 있다. 발기부전에도 여러 형태가 있는데, 남편은 야한 동영상을 보면서
자위하면 발기는 잘된다. 그런데 실제 아내와 성행위에서 발기가 되지 않는 것을 모두 아내의 외모 탓으로 돌린다.
또 속궁합이 안 맞다며 무고한 배우자에게 결별을 요구하거나, 요상한 시술을 요구해서
‘네가 바뀌어야 잘될 것’이라는 이상한 논리를 강요하는 발기부전 남성도 제법 있다.
문제가 있는 남성 당사자들은 자위나 아침발기는 잘될 때가 있으니 자신의 문제라고 받아들이지 못한 채 이 탓 저 탓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는 엄연히 발기부전의 또 다른 형태다. 자위 때는 큰 문제가 없고 특정 상황이나 상대에겐
안되는 경우를 ‘상황성 발기부전’이라 하는데, 주로 심리적인 이슈나 심리적 신체적 긴장으로 인해 적절한 성반응이
실제 성행위에서 제한되는 것이다.
“젖은 장작인데, 휘발유만 뿌리셨군요.”
이른바 ‘젖은 장작’이다. 장작이 물에 젖어 불이 잘 붙질 못하는데, 장작을 말릴 생각은커녕 억지로 불을 지피려다보니
휘발유만 뿌린 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