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만의 충격


분만의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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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남편은 출산 과정에서 제외되었다. 아내가 방에서 온갖 산고를 겪으며 소리쳐도 그저 문 밖에서 연방 담배만 피워대며 초초히 기다리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임신 전후뿐 아니라 분만과정에도 자연스레 참여한다. 이는 임신과 출산이 아내 혼자서 짊어져야 할 짐이 아니라 남편도 함께해야 한다는 인식의 변화 때문이다. 

이에 맞춰 분만환경도 다양하게 발전했다. ‘소프롤로지분만’, ‘라마즈분만’, ‘가족분만’, ‘수중분만’, ‘그네분만’, ‘공분만’, ‘르봐이예분만’ 등 갖가지 방법이 개발되었다. 그 중 태아의 인권분만이라고도 하는 ‘르봐이예분만법’은 태어나는 아기에게 최대한으로 심리적, 육체적 안정을 주는 분만법이다. 그러므로 분만실은 조용해야 하고 최소한의 조명과 대화가 필수적이다. 또 산모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분만과정 내내 남편이 함께 있게 한다. 아기가 태어나면 제일 먼저 엄마 품에 안겨 엄마의 심장소리를 듣게 하고 탯줄은 5분쯤 뒤에 아빠가 자르게 한다. 요즘은 이런 가족분만을 선호하는 추세다.

하지만 분만과정에 아빠가 동참하는 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해로운 경우도 있다.

“아기가 태어난 후부터 남편은 성관계를 요구하지 않아요. 처음에는 산후 회복을 위해 참아주는 남편이 고마웠어요. 그런데 그게 아닌 거예요. 지금까지 1년이 지나도록 한 번도 요구를 하지 않아요.”

작년에 첫아이를 출산한 여성의 말이다. 이 여성은 출산 후 겪는 심리적 변화와 달라진 몸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데다 남편까지 자신을 여자로 보지 않는 것 같아 심한 불안함을 느낀다고 했다. 그러나 남편이 성생활을 피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아기가 생겨서 기뻤습니다. 임신 내내 아내와 같이 병원에 다니고 초음파로 아기도 봤습니다. 정말 예쁘고 사랑스러웠습니다. 그래서 분만실도 당연히 따라 들어갔는데 분만장면은 너무 충격적이었습니다.” 

남편은 분만 시 피범벅이 된 채 나오는 아기와 벌어진 질 입구에서 쏟아지는 피에 너무 놀랐다고 한다. 그 후 아내와 잠자리에만 들면 그 장면이 자꾸 생각나서 관계를 갖고 싶은 생각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이들 부부의 치료과정은 6주간 거의 성교육에 집중했다. 남편과 아내, 모두 분만과 성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었다. 남편은 분만 때 벌어진 질 입구가 영원히 그 상태로 지속되는 줄로 알 만큼 여성의 몸에 대한 지식이 없었다. 직접 출산을 경험한 아내도 만약 분만과정을 봤더라면 자신도 남편처럼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할 정도로 무지했다. 

남편이 분만과정에 참여할 거면 미리 분만과정이나 성에 대해 공부해 두는 것이 좋다. 모르고 갑자기 경험하는 것보다 미리 알면 아무래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평소에 피만 보면 기겁하는 사람은 애당초 분만실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 좋다. 이런 남편들은 사전 지식과 상관없이 분만과정 그 자체에 충격을 받는다. 꼭 외음부에서 아기가 나오는 것을 봐야, 탯줄을 잘라야 남편, 아빠 역할을 하는 건 아니다. 분만의 후유증으로 부부관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면 차라리 보지 않는 것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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