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넥슨의 내부 직원이 또 캐시(유료 재화·아이템) 쿠폰을 빼돌려 4억원 이상의 금전적 이득을 취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 2020년에도 넥슨은 두 차례나 내부 직원 아이템 또는 캐시 쿠폰 횡령 사고를 겪었다.

직원들의 횡령 사건이 빈발하는데 대해 넥슨 측은 "선제적 감시 조치로 인해 적발되는 사건 사고가 다른 기업에 비해 많아 보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내부 비위 사건이 다른 기업에 비해 많지 않은데, 철저한 감시통제 시스템에 따라 자주 적발이 되는 것뿐이라는 다소 황당한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하지만 업계의 시각은 이와는 결이 다르다. 넥슨의 내부 감시·통제 시스템의 실효성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넥슨게임즈 소속이었던 A씨는 온라인게임 '서든어택'이 이용자에 제공하는 캐시 쿠폰을 중고 거래 사이트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지난 3년간 4억2000만원의 금전적 이득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은 A씨가 100여 건 이상의 캐시 핀(PIN)넘버(개인식별번호)를 탈취한 후, 범행 3년 만에 넥슨 내부에서 발견됐다. 넥슨은 이 직원을 해고 조치한 후 지난해 6월 업무상 배임 혐의로 형사 고소했다.

A씨는 최근 진행된 1심 재판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으며, 항소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넥슨에서 내부 직원이 개인의 권한으로 부당하게 금전적 이득을 얻은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2020년에는 넥슨의 전략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카운터사이드' 유료 재화(아이템) 쿠폰이 사내에서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넥슨의 내부 직원 B씨는 카운터사이드 내 유료 재화로 바꿀 수 있는 사내 쿠폰을 중고 거래사이트를 통해 외부에 판매했다. 넥슨은 징계위원회를 소집한 후 이 직원에 직무 정지 징계를 내렸다.

이외에도 지난 2020년 넥슨 자회사 네오플의 유명 게임 '던전앤파이터(던파)' 운영자가 관리자 계정으로 게임 아이템을 무단 생성·복제, 이를 현금화해 40억원 이상의 부당 이득을 챙긴 사건도 있었다.

지난 6월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는 이 네오플 운영자 직원이 지난 2020년 1월부터 11월까지 총 1300여 회에 걸쳐 약 47억원의 재산상 이득을 취한 혐의를 인정했다.

이처럼 넥슨 내부 직원의 부당 이익 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것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카운터사이드' 사건과 '던파' 사건이 발생한 2020년 당시에도 A씨의 서든어택 캐시 쿠폰 배임·횡령이 이어지고 있었던 것인 만큼, 넥슨의 내부 감시·통제를 신뢰할 수 있다고 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넥슨 관계자는 "이번 서든어택 캐시 횡령 사건 이후 캐시 관리 감독체계를 보다 강화했으며, 이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